괴인은 단지 앞으로 일 보를 내디뎠을 뿐인데

괴인은 단지 앞으로 일 보를 내디뎠을 뿐인데 용모가 수차례나 변화하고 있었다
처음에는 사십대의 중년미부로 변신하는가 싶더니 이내 허리가 낙타처럼 굽은 팔
십대의 늙은이로 바뀌었다 그런가 하면 준수하기 이를 데 없는 미공자의 모습으로
변해버리기도 했다
대체 누가 이런 사실을 믿겠는가
몇 걸음 걷는 사이 괴인의 모습은 무려 백 차례나 변화를 일으켰다 그것도 얼굴
은 물론 체구까지 자유자재로 변화하여 마치 환각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
문득 냉소천이 버럭 냉갈을 터뜨렸다
누구냐 감히 나 냉소천의 눈을 사술로 어지럽히는 네놈은 대체 누구냐
냉심을 지닌 그다운 빠른 대응이었다
하나 괴인은 아무 대꾸도 없었다
이놈 봐라
냉소천의 입가에 형용할 수 없는 냉기가 스물거리며 일어섰다
후후… 말하기 귀찮다 이 말이지 좋아 네놈이 누군지 모르지만 상대를 잘못 택
했다 그야말로 죽음을 부르는구나
딸랑
영롱한 방울소리가 울렸다
동시에 냉소천의 수중에 움켜쥐어져 있던 초생달의 모양의 검이 무지개를 뿌리며
전광처럼 괴인을 향해 작렬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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